
역사상 가장 비극적이었던 가족사: 영조와 사도사제의 이야기
개봉: 2015년 9월 16일
감독: 이준익
출연: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평점: 8.49
관객수: 624만명
사랑과 기대 사이
영조는 재위기간 내내 왕위 계승의 전통성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그로인해 학문과 예법에 있어 완벽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입니다. 뒤늦게 얻은 아들 세자(이선, 사도세자)만은 자신과 달리 인정받는 왕이 되길 바랬습니다. 이선이 태어난 다음 해, 만 한 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세자로 책봉합니다. 조선시대 최연소 세자 책봉이었습니다. 세자 책봉으로 인해 어머니인 영빈 이씨와 태어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아 떨어져 지내야했습니다. 이선은 어머니가 아닌 궁녀들 품에서 자라게 됩니다. 3세인 아이가 글을 읽고, 글씨도 잘 쓰는 등 비범함을 드러내자 영조의 기대를 더욱 더 높아져 갔습니다. 하지만 영조의 기대와는 달리 예술과 무예에 뛰어나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지닌 세자는 점차 공부를 게을리하고 아버지인 영조의 기대에서 점점 어긋나고 급기야 신하들 앞에서 세자를 크게 꾸짖게 됩니다.
대리청정, 어긋남의 시작
영조는 신하들을 떠보기 위해 왕이 살아 있을 때 왕위를 넘겨주는 '선위파동'을 일으켰습니다. 선위파동은 일시적으로 왕권을 강화해주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선위파동을 통해 이루어진 대리청정에 찬성하거나 또는 반대하는 신하들은 상황에 따라 숙청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자가 15세가 되자 영조는 잦은 선위파동을 일으키며 대리청정을 시작합니다. 대리청정이란 왕을 대신해 세자가 국가의 일을 돌보는 것입니다. 세자는 당당하고 위엄있는 선택과 결정을 하지만, 영조는 세자의 선택이 신하들의 갈등을 부추긴다며 혼을 냅니다. 세자 스스로 답을 내어도 또는 영조에게 물어보아도 꾸짖기만 하는 영조의 태도로 인해 아버지 영조와 아들 세자의 갈등이 더욱 심화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자는 아들을 얻게 됩니다. 기쁜 마음으로 세손을 영조에게 데려가지만 싸늘한 영조의 반응에 세자는 더욱 더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또 자식으로 생각했소!" 사도세자가 영조에게 뱉은 이 말을 통해 세조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원망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
세자는 14년 동안 대리청정을 해가며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옷을 입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상인 의대증에 걸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옷을 입으면 아버지인 영조를 만나러 가야한다는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냉대에 사람을 죽이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마침내 왕을 죽이고 싶다거나 왕에게 해를 끼치고 싶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 세자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영조는 세자를 불러 곡식 등을 담아두는 뒤주에 가두고 밥은 물론 물도 주지 않았습니다. 세자의 아들 정조가 할아버지인 영조에게 매달리며 용서해달라고 하지만, 영조는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세손이 뒤주에 갇힌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물을 가져오지만, 영조는 그마저도 허락해 주지 않습니다. 결국 세자는 뒤주에 갇힌 지 5일 만에 죽게 됩니다.
사도세자의 죽음 그 후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뒤를 이은 정조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여 왕위를 계승합니다. 사도세자를 죽이는 데 관여했던 신하들의 위협과 어렸을 적부터 총명하여 영조의 총애를 받은 정조는 문무를 겸비한 조선시대의 성군으로 이름을 남깁니다.
리뷰
'사도세자'라는 이름은 사도세자의 사후에 영조가 내린 이름입니다. 생각할 사, 슬퍼할 도.
"신하들의 뜻을 헤아려 세자의 지위를 회복하고 그 시호를 생각할 사, 슬퍼할 도, 사도세자라 하라."라는 영화 속 영조의 대사를 통해 아들을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영조의 선택과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왕과 세자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조선시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감독의 탄탄한 연출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만들어낸 완성도 높은 영화입니다. 역사를 다룬 영화이다보니 사실적인 내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조선시대 왕들의 이야기 중 비극적인 장면을 잘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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